이룸어학원/이룸 연수후기

8살 아이와 함께 ‘성공적인’ 8주 필리핀어학연수를 끝내며...

GENE_E-ROOM 2023. 8. 24. 20:51

저는 초2 아들과 함께 필리핀 바콜로드 이룸어학원에 8주간 어학연수를 오게 되었습니다. 3, 4살 어린 두 아들을 아빠와 시댁에 맡기고 첫째만 데리고 어학연수를 오는 것이 쉽지 않는 결정이였지만, 감히 정말 오기를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후기를 적게 되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가족 연수를 가야겠다고 결정을 한 이후로 여러 이유로(다른 분들의 후기와 비슷한...) 바콜로드 이룸 어학원을 선택하게 되었고 운 좋게 한팀이 취소하는 바람에 원하는 날짜에 어학연수를 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출국 1주일 전에 모든 준비를 다 마치고 기다리는 중에 갑자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물질적인 준비를 끝냈지만, 나의 마음가짐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정말 필리핀어학연수를 잘 마치고 올까를 고민하면서 출국을 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바콜로드 이룸어학원에서의 생활적인 부분들을 자세하게 후기에 써주셔서... 제가 굳이 비슷한 내용을 적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좀 더 성공적인 어학연수를 하기에 도움이 되는 게 무엇일까 고민을 하다가 제가 실천한 방법들을 몇 가지 적어 봅니다.

 

1. 일기 쓰기

 

저는 12년 전에 필리핀 바기오에서 4개월간 필리핀어학연수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당시 꽤 열심히 공부를 했었던 것 같은데 한국으로 돌아갈 때가 되니 마음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들과 함께 매일 매일 일기를 써보자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들은 첫날만 일기를 쓰고 더이상 쓰지 않더라구요. (그의 일기장에는 다음편에 계속...’ 이라는 문구만 쓰여져 있었습니다.) 그치만 저는 8주라는 시간이 생각보다 짧을 것 임을 알고 마지막 날이 되면 느낄 허전함을 알기에 매일 일기 쓰기를 실천했습니다. 그래서 사진으로 남길 수 없는 저의 생각들이 일기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고 매일 나름 최선을 다했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무료수업 듣기

 

필리핀으로 어학연수 오기 전에 인터넷으로 성공적인 어학연수를 검색해보니 바콜로드 이룸어학원에서 진행하는 무료수업을 들어보라고 추천해서 저도 듣게 되었습니다. ~목요일 630분부터 720분까지 진행되는데 토익/아이엘츠, 발음, 문법, 비즈니스 영어 등 매일 다양한 수업이 있었습니다. 의외로 무료수업이 있는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저는 거의 빠지지 않고 무료수업을 들었습니다. 보호자 과정은 11 4시간 수업이라 그룹 수업이 없는데 무료수업을 들으면서 다른 분들의 영어도 들을 수 있었고 강의하시는 선생님들도 실력이 좋으신 분들이였습니다. 제가 듣고 싶어도 인기가 많아서 듣지 못하는 선생님들이라서 저는 무료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고 정말 적극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인가강사와 수업을 못한다고 불만을 가지지 마시고, 인가강사가 주로 포진되어 있는 야간무료수업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3. 규칙적인 생활하기

 

이룸어학원에 오면 빨래도 해주고, 청소도 해주고, 밥도 주고... 정말 좋습니다.(어머님들은 정말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해이해지고 생활 패턴이 무너지기가 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식사만큼은 빠지지 않고 먹자고 생각했고 아픈 경우를 제외하고는 저와 저의 아들은 매일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면 아침 수업이 힘들어지게 되는데 아침 식사를 하면서 잠도 깨도 수업 준비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입맛에 맞지 않다고 식사를 거르거나 배달음식을 시켜주면, 식당에서 식사를 더 잘 안하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식사 뿐만 아니라 자는 시간, 일어나는 시간을 정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4. 자기주도 수업하기

 

바콜로드 이룸어학원에 도착한 후 다음날 레벨테스트를 하고 수업과목과 선생님을 배정받게 됩니다. 이때 자기 레벨과 맞지 않는 교재거나 더 집중하고 싶은 과목이 있다고 바로 얘기를 해야 합니다. 저는 제 수준보다 높은 교재인 것 같아서 낮은 걸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 후에 필요한 교재가 생겨서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선생님과의 수업에서도 저와 맞는 선생님도 있고 맞지 않는 선생님도 있을 수 있으니, 선생님에게 미안한 마음을 버리시고 본인과 맞지 않는 선생님은 과감히 바꾸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8주 동안 첫 주에 1명의 선생님을 교체했고 그 이후로는 같은 선생님들과 계속 수업을 이어나갔습니다. 교체한 선생님께는 미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영어공부를 하러 온 원래의 목적을 생각해서 과감히 결정했고 결국은 잘한 결정이였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하고 싶은 방법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얘기를 해서 본인 스스로 수업을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1시간 수업을 하고 와서 무엇인가를 얻어 가야하는데 그냥 시간만 보냈다고 하면 의미가 없는 거라 생각합니다.

 

5. 나만의 영어공부 방법 찾기

 

사실 6개월 정도 어학연수를 하지 않고 1~2달 해서 영어 실력이 향상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기 있는 동안에 나만의 영어공부 방법을 찾아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저에게 문법은 알고 있긴 한데 제대로 알지 못하는 모호한 것이여서 이번 연수에는 항상 미지에 있던 기본 문법을 한번 정리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문법 위주로 공부를 좀 했었고 워낙 영어를 안 쓴지 오래되고 해서 어휘가 많이 부족해서 어휘에도 집중을 했던 같습니다. 처음에는 엄청 더듬더듬 말했는데 조금씩 속도가 붙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경우에도 어떤 수업이 아이에게 잘 맞는지 아이가 좋아하는지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의 경우에는 워낙 사교적이고 공부를 싫어하는 아이라 수업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거의 놀기만 했는데도 생각보다 영어 실력이 늘었습니다. 어떨 때는 저와 단둘이 있는데도 영어로 말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주 만족스러운 어학연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어학연수 후기를 마치며...

 

저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도 아니며, 아이의 보호자로 온 엄마로서 사실 공부에만 집중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습니다. 생각보다 이곳의 생활이 단순하고 아이들이 많이 심심해하기 때문에 핸드폰 사용으로 많은 갈등을 겪기도 합니다.

사실 영어공부도 목적이지만 아들 셋을 둔 워킹맘으로서 10년 만에 휴식이기도 했고 온전히 첫째와 단둘만이 오롯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아들과의 관계 개선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였지만 둘이서 많이 싸우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너무 값진 경험과 시간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연수를 같이 오는 보호자분들께 부탁드릴 것은... 구몬 학습지 이런 건 안 들고 오는 걸 추천드립니다. 대부분 그냥 버리고 갑니다. 저희도 버리고 갑니다 ㅜㅜ 그나마 저와 저희 아들이 잘 지낼 수 있었던 건 학습지 숙제를 안 시키고 공부하란 소리를 안했던 것입니다. 아이들은 어른처럼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놀면서 공부하는 것이란 걸 저는 이번 연수를 통해서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우리 아이가 일본 누나, 삼촌들과 얘기하고 중국 형들과 같이 놀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잘 왔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외국 친구를 사귀며 영어로 거침없이 대화하는 저의 모습을 상상하며 한국으로 돌아가서 어떻게 영어를 공부할지 계획을 세워봅니다. 내년에 이곳에서 남편과 나머지 두 꼬맹이 아들과 함께 온가족이 함께 할 날을 기약하며 8주간의 성공적인어학연수 후기를 마칩니다. 필리핀어학연수를 준비하시는 분들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지내는 동안 많이 도와주신 매니저님과 원장님, 친절한 이룸직원들과 착한 선생님들. 그리고 친하게 지냈던 다른 가족들과 우리 아이를 예뻐해준 주니어캠프 학생들에게도 감사 인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