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콜로드 맛집 관광지

여행 속의 여행, 3박4일 시팔라이2

GENE_E-ROOM 2025. 1. 16. 11:50

두 번째 리조트, Amila Dive Beach Resort 가는 길은 좀 당황스러웠다.

해변가 가는 길 느낌이 아니라 어디 목장 가는 느낌이라.....

네비가 도착했다고 안내한 곳도 굳게 닫힌 주차장 문 앞이고 그 옆은 현지인들 집이었다.

해변 쪽으로 나가서 다시 리조트 안쪽으로 들어가서야 직원을 만날 수 있었다.

아무리 프라이빗하다고는 하지만 입구부터 찾기 수월치 않다니....

 

작지만 층층이 깊이가 나눠져있어 저 끝은 2M가 넘어 나름 재미나게 놀았던 풀장,,

 

 

오늘은 어제 체크인하며 물어보곤 저녁에 급으로 예약한 댄주안 아일랜드 투어를 가는 날이다. 서둘러 아침을 쑤셔 넣고 사장님의 배웅을 받으며 기다리던 가이드에게 인계되었다.

마침 썰물때라 배를 타러 한참 걸어가야 했다. 근데 그게 어드벤처 같은 게 꽤 재밌었다!! 최찰리는 발이 안 빠진다며, 느닷없이 이거 늪 아니냐고 엉뚱한 소리를 해대는데 내 신경은 온통 물속의 저 불가사리에 쏠려있었다.

몇 년 전 아쿠아리움에서 봤었던 "초코칩 불가사리"가 눈앞에 쫙 깔린 거였다. 우와~ 여기가 너네 고향이구나!! 신기했다.

 

 

댄주안 아일랜드는 국립공원으로 하루에 탐방객의 수가 정해져있댄다.

해양생물을 물속에서 보는 건 괜찮지만 물 밖으로 빼서 사진 찍고 하는 건 금지된다고 한다.

라군 가는 트래킹은 이곳의 여러 특이한 생물을 관찰하며 물속을 천천히 걸어가는 거였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해 힘들지는 않았는데 바닥에 돌이 많아 걷기가 위험해 돌아올 때는 아예 스노쿨링하며 물 속을 기어서 왔다.

 

 

 

필리핀 현지식 점심, 국에 바나나와 치킨이 들어갔다. 멸치를 넣고 지진 전, 계란 입힌 가지 전~~^^ 내 입에는 잘 맞는데 같이 동행한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온 아밀라와 최찰리 입에는 잘 안 맞나 보다. 아밀라는 멸치전과 바나나 치킨국을, 최찰리는 멸치전과 국에 들어있는 치킨만 먹었다.

점심 먹는 동안 비가 쏟아졌다. 계속 흐리더니ㅠㅠ 기왕 이렇게 된 거 빗소리 들으며 낮잠이나 잤다. 금방... 곯아떨어졌다. 최찰리 말로는 코까지 골았단다......

자면서도 너무 달아 더 자고 싶다, 가이드가 안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스노클링에 나섰다. 섬에 들어올 때 배 안에서 보니 물 밑이 다 보이는 게 수심 10M 정도까지는 잠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천천히 핀 질 해서 앞으로 나갔다. 육지에서 20M 갔나... 대형 조개가 있었다. 아쿠아리움이나 책에서나 봤지, 실제로 보니 참 신기했다.

손이 낄 수 있다고 가이드가 겁을 잔뜩 줘서 손으로 눌러보지는 못하고 핀으로 물을 보내보니 그 거대한 뚜껑을 샤샤샥 닫는데~ㅋㅋ 재밌었다. 앞장서 가던 아밀라와 가이드 빈은 말미잘과 광대물고기를 찾았다고 우리를 부른다.

구명조끼를 처음엔 입었던 최찰리는 물에 적응하자 조끼를 벗고 잠수도 해보고 싶어 했다. 처음으로 자기 발에 딱 맞는 핀을 신자 더 용기가 생겼나 보다. 아직은 덕 다이빙이 잘 안 되지만 1.2M는 쑥 내려가본다. 시야가 맑아 물고기도 많이 봤지만 내겐 그다지 새롭지 않아 쏘쏘 한 경험이었다.

 

설탕 뿌린 구운 바나나 간식을 먹고 마지막 Bat Cave 트래킹을 갔다. 맹그로브 나무들을 넘어 숲 깊숙이 들어갔다. 동굴 속까지 들어가 탐험하는 건 줄 알았는데 입구는 물에 잠겨있어서 밖에서 안을 구격만 하는 거였다. 그런데 거기서도 잘 보였다. 박쥐 울음소리도 잘 들리고.... 징그럽다. 손으로 저 벽을 한 번 쫙 긁었으면 싶다.

 

 

 

낮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 흐리더니, 그 구름이 더 멋진 일몰을 만들었다. 혼자 보러 나왔다가 최찰리에게도 보여주고 싶어 다시 부르러 갔다. 이번 시팔라이에서의 두 번의 일몰은 정말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일몰 자체보다 일몰 속 야자수 아래에서 거닐었던 것, 일몰 속 고즈넉한 필리핀 어촌을 거닐었던 것......!!!

 

선입견일까? 사장님이 독일인이었던 두 곳의 리조트,, 둘 다 음식이 맛이 없다! 보기엔 푸짐하고 먹음직스러운데.... 배고파서 먹었다. 우리나라 수제 버거가 훨씬 맛있다!!!

 

푹 자고 일어나 이번엔 최찰리와 함께 아침 산책에 나섰다. 물이 어제보다도 많이 빠져 걷기 좋았다. 정박된 배들이 많아 슈가비치와는 완전 다른 충경이었다. 산책 후 먹는 조식은~ 뭐~~ 말해 뭐 해^^

 

 

조식 먹고, 짐 다 싸놓고는 체크아웃까지 야자수 나무 아래에서 '바다 멍' 하며 뒹굴거렸다. 가장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조용하고 밝고 한가로운!!

 

 

바콜로드로 돌아가는 길, 카와얀을 지나가는데 날씨도 좋고 바다 전경이 너무나 멋져 운전하면서도 계속 탄성을 질렀다. 저런 데서 커피 한잔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순간, 정말 카페가 나타났다. 바로 갓길에 주차했다.

Eleven Cafe....!!!!

와~!! 탁 트인 카와얀의 바다 전망과 산비탈의 로컬스런 오두막 카페의 감성은 정말이지 감탄스러웠다. 설레다 못해 기분이 째졌다~~^^

625 원하는 상큼 달큼한 마운틴듀 한 모금에 더 더 업~ㅋㅋㅋ 계획에 없던, 있는 줄 조차 몰랐던 보물 같은 이런 곳을 만나면 여행은 더욱 풍성해진다. 그래서 난 그룹 여행보다 소수의 자유여행이 더 좋다❤️

나중에 수업 때 선생님들한테 말해보니 Eleven Cafe는 현지인들에겐 꽤 알려진 곳이랜다. 실제로 옆옆옆 방 한국맘 언니에게 이곳을 알려주니 그 주 주말에 친해진 선생님과 그 선생님 남자 친구가 빌린 차를 타고 당일치기로 이곳에 갔다 왔다.

 

 

 

 

"엄마 좀 그만해. 빨리 가자"...... 마냥 머물고 싶은 내 맘과는 달리 재촉하는 성화에 자리를 떠야 했다. 어차피 오늘 밤까지 반납하면 되는 거라 가는 길에 선셋으로 유명한 바고시티의 반타얀 공원에 들르기로 했다. 이곳도 관광지라 식당과 카페가 밀집해 있어 점심은 그곳에서 하게 되었다. 느긋하게 아나살과 감바스로 늦은 점심을 먹고 근처 카페에서 <오징어게임 2>를 보며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구름이 너무 많아져 멋지다는 선셋을 못 즐겼지만 젊은 필리피노들이 만들어내는 이곳 특유의 분위기 속에서 천천히 걷는 게 즐거웠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후다닥 차로 뛰어가 엉겁결에 바콜로드로 출발했다.

 

 

차키와 렌트비를 가드에게 전해주며 정말로 여행의 끝이 마무리되었다.

최찰리와 둘만의 여행이라 더 여유롭고 자유로웠던 이번 시팔라이 형, 사춘기를 앞둔 최찰리와 또 하나의 교감의 시간이어서 더욱 값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