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어학 연수~!
나의 반쪽이 예전에 젊었을 때, 필리핀 세부에서 6개월동안 어학연수를 한 경험이 있다. 그 때 영어공부를 한 경험이 너무 좋아서 우리에게도 방학동안 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작년부터 제안을 하였다. 나는 “응.” 대답은 해놓고 실행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제 아이도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고 영어학원이라고는 한 번도 가 본적이 없으니 아이들의 실력도 궁금하고 해서 필리핀에 있는 어학원을 알아보게 되었다. 일단 내가 검색했을 때 제일 처음으로 나온 어학원이 바콜로드 이룸어학원였고 에이전시가 내가 살고 있는 부산에 있어서 내가 직접 가 볼 수 있고, 실장님이 바콜로드는 안전한 곳이고 간호사가 상주에 있다고 하여 여기를 골랐다. 참, 가격도 메리트가 있었다.
두근두근 하면서 든 생각~ 내가 아이들 함께 한달살기(?)를 하다니~!
빠르면 5년 후부터 일을 그만두고 가족들과 세계 한달살기 하는 것이 나의 꿈인데, 나의 꿈에 한 발 다가서서 엄청 신나는 마음 반, 혼자서 아이들을 케어하려니 걱정되는 마음 반으로 바콜로드에 도착하게 되었다.
첫 주는 적응하는 주~!
모든 게 낯설고 시간이 더디게 갔다. 아이들도 수업 첫날 “엄마, 이 생활을 한달 동안이나 해야해? 방학인데 놀지는 못하고 공부만 하는 거야?”하며 불평을 했는데 마지막 주인 지금은 “엄마, 나 한국 안가고 싶어. 여기서 더 있고 싶어. 겨울에도 또 오자.”라고 한다. 그럴까?
나의 큰 틀은 주중에는 공부하고 주말에는 실컷 놀자였다.
바콜로드에서의 공식적인 첫날 월요일~!
10시에 필기구를 들고 교실에 모여서 모두들 레벨테스트를 하였다. 오후에는 SM몰에서의 사진촬영과 생필품 쇼핑, 원장님의 오리엔테이션과 저녁 환영파티~^0^
같이 온 가족끼리 친해지는 계기를 만들어 주시려고 함께 입국한 팀을 모아서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이 자리가 참 좋았다. 한국의 다른 도시에서 온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타국에서 저녁식사라니~! 아이들이 있고 이룸어학원에 같이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금방 친해졌다.
같은 날 입국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렇게 우리는 그때부터 쭈욱~ (2주 코스로 온 가족이 집으로 돌아갔지만) 떠나는 날까지도 거의 함께 다니고 있다. ^-^
엄마들은 오전, 오후 수업시간에는 모두들 열심히 수업을 하고 오후에 왔다갔다 하면서 이야기 나누고 또는 생필품 쇼핑이 또는 각자 만의 시간 보내기가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나도 영어공부 열심히 하려고 들고 온 영어원서와 오더블 앱을 열심히 들으면서 공부했다.
아이들끼리도 서로 코드가 잘 맞는지 쉬는 시간마다 함께 있고 심지어 저녁을 먹고도 서로 보드게임도 하고 카드 놀이도 하고 유튜브도 보고 좀비게임도 하고 숙제도 쬐금 하면서 자기들 나름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처음 이룸어학원에 도착했을 때는 엄청 낯설고 방에서 탈취제 때문인지 이상하고 머리 아픈 냄새가 나고 화장실 청소 상태가 별로라서 실망을 했었다. 하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가보다. 다들 몰에 가서 락스를 사서 각자의 화장실을 청소했다. 세면대와 변기있는 곳에는 우리나라처럼 하수구 구멍이 없어서 쓰레받기가 필요했다. 이걸로 물을 퍼내기 위해서... 이렇게 청소했다고 말해준 00씨가 참으로 대단했다. 그래서 나머지 엄마들도 그렇게 청소를 한 것이다. ^-^ 나름 각자의 가족에게 맞는 환경을 세팅해놓고 생활을 하니 좋았다. 나는 내가 빨래도 안해도 되고 식사 준비도 하지 않아도 되어서 너무너무 만족했다. 여기서 제공되는 모든 서비스가 좋았다. 아이들은 입맛에 맞지 않는 것도 있어서 김과 참치, 라면을 먹었는데 나는 어떤 음식이 나오더라고 다 맛있게 먹었다.
주방장님~감사해요~^0^ I enjoyed every food that you made for us~!
빨래를 책임지시고(빨래는 세탁소에 맡기지만 방 별로 어떤 빨래가 나왔는지 체크하신다.) 방을 치워주시는 여사님들과 청년들도 감사해요~!
그리고 선생님들이 너무 친절하고 마음이 잘 맞아서 나 같은 경우는 매번 쉬는 시간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들 귀여운 조카뻘이라서 살아가는 이야기 등등 아줌마로서, 먼저 세상을 살아본 사람으로서 해 줄 수 있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아, 영어가 자유롭게 되면 얼마나 좋으련만 우리에게는 파파고가 있으니 정말 좋은 세상이다.
참, 나에게 또 너무너무 좋았던 것은 매일 아침 수영이었다.
나에게 주어진 20분간의 수영시간이 나의 힐링타임이었다.
오전에 반짝이는 물과 아름드리 높은 나무들을 보며 혼자 운동하는 그 시간이 나에게 힘을 주었다. 주말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아침 수영을 했는데 이 시간도 그리울 것 같다.
이룸 수영장은 물방개가 살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 원장님께서 내가 둘째날에 수영하는 걸 보시고 물을 소독하는 약품 뿌리는 시간을 늦추어주셨다. 감사해요~
아이들은 거의 매일 매일 수영을 하였다. 특히 둘째가 거의 매일 수영을 즐겼다. 수영이라기보다는 친구들과의 물놀이?? 우리는 놀기 위해 시간표도 옮겼다. 4시 50분에 모든 수업이 끝나는데 노는 시간 확보를 위해 3시 50분에 끝나도록 조율하였는데 잘 한 선택인 것 같았다. 왜냐하면 선생님들이 다들 좋아서 어느 수업을 선택해도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우리의 첫 번째 주말은 학원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스플래쉬 워터파크에서 시작되었다.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우리 아이들에게 딱 맞는 워터파크였다. 워터슬라이드, 유수풀, 온수풀, 키즈풀, 어른풀 등등 골고루 갖추어져 있고 식당이 하나 있는 데 그곳의 숯불닭(?)이 망이나살의 닭보다 훨씬 더 맛있었다. 극히 주관적인 내 생각. 망이나살은 촉촉하긴 하지만 좀 기름지고 이곳은 기름이 쪽~다 빠져서 약간 퍽퍽하지만 내 입맛이는 딱이었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아이들은 신이 나서 물에서 나오질 않았다. 그리고 모두 모여서 함께 놀게 된 것이 스플래쉬 워터파크여서 우리 모두에게 의미있는 워터파크인 것 같다.
두 번째 주말은 학원 액티비티 신청해서 가게되었다.
토몽통 맹그로브 에코 트레일~!
사실 습지 식물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는 나는 여기에 간다고 게시물을 보고 나서 기대를 많이 했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가기 전 안내도 너무 부족했고 우리가 가는 코스마다 아무런 안내가 없어서 ... 예를 들면 장소에 대한 설명, 식사는 어디서 어떤 메뉴를 먹는지, 관광 장소를 둘러보고 몇시에 모이라는 그런 안내가 전혀 없었다. 두 번째 센디에고 대성당에서는 기념 사진찍고 나오기 바빴고, 루인스에서는 하루종일 더위에 지치고 힘들어서 거기에서 파는 음료만 제일 맛있다고 느껴졌다. 즐겁고 의미있을 수도 있었을 액티비티가 좀 실망스러웠지만 사진으로 보니 이 또한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다음날인 일요일은 SM몰에서의 쇼핑~아이들을 위한 바콜로드 기념 티셔츠를 사러 갔다. SM몰은 워낙 크고 넓어서 왔다갔다 하다가 시간을 다 보내기 쉬웠다. 자기 취향에 맞는 티셔츠를 2개씩 골랐다.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옷을 많이 가져오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니 필요한 것들이 왠만하면 다 있다.
우리의 세 번째 주말은 4일 동안 이어졌다.
필리핀의 공휴일에는 수업이 없는데 8월의 경우에는 2번의 휴일이 있어서 기나긴 주말을 보내게 되었다. 처음에는 시팔라이 섬으로 2박 3일 놀다 오려고 했으나 많은 인원이 움직이려다 보니 호텔 예약이 잘 안되고 해서 매일 매일 다른 액티비티를 계획하였다.
8월 23일 금요일 – 맘부칼
8월 24일 토요일 – 캄푸스투한
8월 25일 일요일 – 영화보기
8월 26일 월요일 – 스플래쉬 워터파크
금, 토요일 액티비티만 생각하고 일,월요일 액티비티는 그때 그때 아이들 컨디션에 맞추어서 간 것이었다.
맘부칼은 필리핀 오기전부터 가봐야지 하는 장소였다. 왜냐하면 자연 속에 온천이 있기 때문이다. Japanese hot spring은 너무 뜨거워서 비추장소였는데 나랑 00씨는 뜨거운 온천을 좋아해서 둘이서 시도를 해보았다. 이날 비도 많이 내리고 해서 온천하기 안성맞춤이었다. 아이들도 수영하다가 Dipping pool(온천)에서 몸을 녹이면서 놀기도 안성맞춤~!
Japanese hot spring이 너무 좋아서 모두들 데리고 가고 싶었으나 아이들은 너무 뜨거워서 패스~! 하지만 어른들은 다들 좋아했다. 다들 3주동안 노곤했던 몸을 릴랙스 시킬 수 있었던 좋은 장소! 그리도 Spa Natura도 있어서 마사지 받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캄푸스투한은 너무 춥다고 하여 아이들이 감기에 들까봐 별 기대도 없이 간 곳이지만 정말 놀기에 좋았다. 가는 길에 Nitc(Driver)랑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니츠가 수탉 키우는 농장도 설명해주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가는 것보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바콜로드에는 수탉싸움이 갬블링으로 성행하고 있다고 하였다. 처음에 닭농가를 보았을 때는 와~필리핀 달걀은 정말 몸에 좋겠구나하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달걀을 위한 농가가 아니라 수탉 그 자체를 키우는 농장이었다. 신기했다. 캄푸스투한도 그렇게 멀지 않아서 금방 도착하였는데 그 곳을 다 즐기기엔 하루가 너무 부족했다. 며칠 동안 있어야 제대로 즐겼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행히 어제는 비가 와서 온천을 즐기기에 딱 좋았고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많이 춥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우리는 날씨 요정들~♡ 아이들과 우리는 여기서 또 즐겁운 추억을 만들었다.
휴일 셋째날~!
영어 영화를 보러가게 되었는데 며칠전에 확인했을 때는 인사이드아웃2랑 슈퍼배드4가 상영하고 있었는데 이제 더 이상 상영하지 않는 것이었다. 앗, 어떻하지?? 아이들이 볼만한 영화를 찾다가 Harold and the purple crayon이라는 영화 예고편을 보았는데 아이들에게 딱인 영화 같았다. 영어로 다 이해하지 못해도 화면으로 이해하는 것도 괜찮을 듯하여 우리는 아얄라 몰로 향했다. SM몰에도 극장이 있었지만 아얄라몰에서의 시간이 좋아서 그리로 갔다. 아이들은 필리핀 팝콘(너무 짰다)과 음료를 먹으면서 영화를 즐겼다. 1학년에서부터 6학년~아니 어른들까지 모두 재미있었다고 하였다. 저녁으로는 Hanok 한식당에 갔는데 완전 비추!!! 그나마 계란말이와 계란찜이 제일 나았다. 여러 가지 골고루 많이 시켰는데 학원 밥이 생각났다.
휴일 넷째날~!
스플래쉬 워터파크로 출발!
10시에 오픈이라 9시 반에 로비에서 모여서 다같이 출발하려고 했으나 맘부칼에서 보았던 사인이 갑자기 생각이 났다. 맘부칼 수영장 입구에 월요일마다 청소하니 못 들어간다는 사인이 있었다. 앗, 스플래시도 혹시 월요일에 휴일인가?하고 찾아보니 주중에는 오후 3시에 오픈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미리 알아서 다행이었다. 오후에 모여서 워터파크로 출발~오늘은 야간 수영도 할 수 있겠구나! 날씨도 너무 좋고 아이들 컨디션도 좋고~!
지난번에 한 번 와 본 곳이라서 아이들도 척척척 잘 논다.
저녁에는 비가와서 아쉬웠지만 마지막 주말 휴일을 정말 알차게 잘 보낸 것 같다.
4주라는 시간이 정말 눈 깜작할 사이에 흘렀다.
이룸에서의 4주는 아이들을 영어 학원에 보내지 않아도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나의 신념에 확신을 불어넣어주는 계기가 되었고, 아이들에게도 나에게도 영어는 공부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앞으로 즐겁게 영어에 집중하는 동기부여가 된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어디를 가든지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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